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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 우리

영화 리뷰

by Laboratoire bleu 2022. 2. 1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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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miss you”
“나도 보고 싶었어”
“아니, 내가 너를 놓쳤다고…”

 

“네가 그렇게 원하던 집 아니었어? 다같이 살 수 있는 집 샀잖아! 뭐가 문제야?”
“내가 언제 집이 필요하다고 했어. 보금자리가 필요하다고 했지….”

 

우리는 살아오면서 수많은 기대를 받아오고,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내 자신을 그 굴레 안에 맞추려고 한다. 그리고 그 기대를 해주는 사람이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더욱더 힘을 내서 기꺼이 그 굴레 안에 들어가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따금씩 그 기대의 과장된 무게에 짓눌리곤 한다. 내가 사랑하는 그들은 나에게 그런 무게를 지어준 적이 없다. 그저 나 자신의 자격지심과 타인의 시선들은 그 기대에 살을 더하고 과장된 무게를 표시해준다. 내자신을 해치면서까지 그 기대를 충족시켜보아도 남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꽃이 지고 나서야 봄인 줄 알았습니다.” 그 기대의 저의를 파악하지 못한 채 그동안 내가 잃어왔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잃은 후에야 비로소 느껴지던 그 감정들은 또 무엇이었을까?

 

아버지, 샤오샤오(주동우) 모두 젠칭(정백연)의 성공을 바랐고, 안정을 바라왔다. 젠칭은 되려 그들의 행복을 위해서 제자신을 내던지면서까지 일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고, 춘절에 고향을 방문할 때마다 친구들과 친지들에게 언제나 자격지심을 느꼈다. 허세만 늘어갈 뿐이었다. 아버지가 해주시던 찐빵”… 베이징으로 떠나기 전까지 젠칭이 가장 좋아하던 아버지의 음식이었다. 자격지심으로 하루하루 망가져가던 젠칭은 결국 아버지에게 찐빵같은 음식이 아닌 베이징의 훠궈, 오리고기를 먹겠다며 아버지에게 소리친다. 지하철 문이 닫히는 순간에 차마 발걸음을 내딛지 못해서 떠나는 샤오샤오도 보내주게 된다.

 

젠칭은 성공하자마자 샤오샤오와 아버지 모두 함께 살 수 있는 집을 구매했다. 하지만, 그 집에 들어갈 사람들은 더 이상 그의 곁에 없었다. 그렇게 원하던 성공과 삶을 가지고 난 후, 젠칭이 마지막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아버지의 레시피로 만들어 먹는 찐빵이 기억 속에 잔잔하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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